통화 팽창과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시대에 사는 우리

통화 팽창과 인플레이션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사는 우리들이 한 가지 분명히 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류가 지금까지 겪은 것은 디플레이션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라 인류는 훨씬 더 적은 노동과 시간을 들이고도 같은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몇 세기 동안은 그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예를들면, 석유라는 에너지원의 발견, 산업화 , 도시화가 그 추세를 가속화시켰습니다.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미국은 금본위제였고 디플레이션을 겪은 시기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풍부한 토지, 눈부신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회의 생산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거의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산업화로 높은 생산성을 표현한 이미지

 

식량 디플레이션

생산성을 예로 들자면 인간은 원래 손으로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러다가 가축과 간단한 농기구를 통해 여러 사람의 일을 단 한 사람이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트랙터를 비롯한 첨단 농업 장비의 발명으로 한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은 과거에 수십명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몇 백 몇 천 명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대규모 농업 장비를 상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식량이 더 저렴해지는, 즉 디플레이션입니다.
왜냐하면 한 인간 집단을 먹여 살리기 위해 농업에 투입해야 할 노동력은 점점 줄어들고, 이 사회에 존재하는 식량은 훨씬 더 풍부해짐에 따라 식량에 매겨지는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농사 외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것이고, 이 과정이 인류가 문명을 이룩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농장 트랙터가 작업을 하는 이미지

 

금으로 보는 디플레이션 시대

역사적으로 금은 다른 대부분의 상품들 대비 가치가 우상향 해 왔습니다.
바꿔 말하면, 대부분의 상품들이 금 대비 우하향 왔다고 할 수 있는데, 구리와 같은 산업금속, 밀과 같은 식량 등 그 어떤 상품을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 상품들을 수확하고 채굴하고 생산하는 데 훨씬 더 효율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의 경우는 얘기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인류가 지금까지 금을 채굴해 오면서 얕은 지표면에 있는 금은 대부분 고갈되었기 때문에,
신규 금액을 찾아 채굴하는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지표면 더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대량 생산하기 어려운 광물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높은 재고 대 유량비(Stock to Ratio)가 유지되는데, 마치 비트코인에 존재하는 난이도 조정 시스템이 자연에 의해 작동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개의 골드 바

 

더 가속화되는 디플레이션 시대

디플레이션의 더 극단적인 예는 지난 50년 동안의 TV 가격입니다.
무어의 법칙, 산업 자동화, 그리고 글로벌 오프쇼어링으로 인해 TV 성능은 기하급수적으로 좋아졌지만 가격은 점점 내려갔습니다.
휴대폰도 마찬가지인데, 처음 나온 휴대폰은 부자들만 쓰는 매우 크고 기본적인 기능만 내장된, 그리고 매우 비싼 장난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가난한 나라의 사람일지라도 강력한 성능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트북 테블릿 스마트폰 이미지

 

통화량 팽창이 불러온 인플레이션 시대

인류의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된다고 전제하면 대부분의 상품 및 서비스는 가격이 낮아집니다.
반대로 희소하고 판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금과 같은 것을 보유하고 있다면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영국의 사례를 통해 살펴볼까요?
지난 150년간 통화량은 연평균 5.3%씩 증가한 반면, 발표되는 상품 및 서비스 물가 지수는 3.1%로 그쳤습니다.
따라서, 이 차이인 2.2% 만큼 기술 발전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명목화폐 시스템이 필연적으로 갖는 통화량 팽창에 의한 구조적인 인플레이션과 구매력 하락은 기술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증가로 2.2%만큼 방어된 것입니다.
만약 통화량이 팽창하지 않았다면, 영국 국민들은 같은 물건을 매년 2.2% 낮은 값으로 살 수 있었고 구매력이 훨씬 더 잘 보존되었을 것입니다.

 

금값과 달러지수를 비교한 그래프
출처: 인베스팅닷컴

 

우리의 현재 인플레이션

통화 팽창으로 화폐 가치 하락이 만들어내는 인플레이션과 기술 발전이 만들어내는 디플레이션이 만나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율 수치가 만들어집니다.
올바른 곳에 자본이 투자되는 혁신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해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저렴해집니다.
반면, 잘못된 곳에 투자되고 전쟁으로 인해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쉐일 오일이 대규모로 개발되고 글로벌 무역이 활발하던 지난 수년간은 낮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했습니다.

 

캔틸런 효과(Cantillon Effect)

통화량 공급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고르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머니 프린터에 가까운 사람이나 자산을 가진 사람부터 먼저 혜택을 받습니다.
이것을 캔틸런 효과(Cantillon Effect)라고 하는데 발표되는 지수보다 실질 인플레이션이 훨씬 클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 진보에 의한 디플레이션을 추정하는 데에는 몇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일어난 디플레이션 효과와 보존되어야 할 구매력은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통계로 발표되는 물가 지수에 담겨 있는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그 가중치들은 완전한 대표성을 가지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발표되는 물가 지수에는 주거에 관련된 것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급격히 상승하더라도 물가 지수는 여전히 낮게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화폐가치 하락과 구매력 감소

과거와 같은 시점에 금으로 저축하여 현재 시점에 지불한다면, 기술 디플레이션이 만들어낸 풍요로움과 구매력 보존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진정한 인플레이션은 임의적으로 정해진 상품들과 가중치에 따른 통계치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통화 공급이 있는지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각 국가가 발표하는 소비자 물가 지수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증가, 그에 따른 디플레이션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실제 인플레이션은 발표되는 수치보다 훨씬 높고, 끊임없이 평가절하되는 명목화폐 기준으로는 상품의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우리의 구매력은 끝없이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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