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된 종이 청구서와 비트코인의 탄생

돈이된 종이 청구서

레이달리오는 그의 책 ‘변화하는 세계 질서’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많은 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위험하고 불편한 반면, 신용 기반의 종이 화폐는 영수증을 발행하는 자와 금을 맡기는 자 모두에게 매력적입니다.
자연스럽게 금과 같은 경화를 안전한 곳에 넣고, 그걸 기반으로 종이 청구권을 발행하는 신뢰할만한 제3자들이 생겨나는데 금태환 장소가 발전하면서 지금의 은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진짜 돈에 대한 종이 청구서를 마치 돈 그 자체인 것처럼 여기게 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의 탄생

비트코인의 탄생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것이었습니다.
디지털 세계 내에서 희소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간 이 분야의 사람들이 늘 꿈꿔 왔던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의 기본 개념은 1970년대에 처음 제시되었고, 머클트리의 개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컴퓨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인터넷이라는 것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작업 증명’이라는 개념은 1990년대 초에 발표된 것입니다.
여러 가지 개념들을 새롭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조합한 사토시 나카모토는 드디어 2008년에 비트코인을 세상에 내놓았고, 그 후 10년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올바른 설계와 잘 작동하는 설계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금 금본위제로 잠시 돌아가 보면 종이 청구권이 생기게 된 핵심적 이유는 가치의 교환 속도를 올려 효과를 위함입니다.

 

매개체 자체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많은 양이라도 스스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어디든 투로 전송할 수 있는 무기명 자산이기 때문에 종이와 같은 청구권의 형태로 추상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일부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여전히 신뢰할 만한 제3자가 보관해 주기를 원할 테지만, 뉴욕과 런던 거래소에 완전히 집중된 금처럼 보관 네트워크가 단일 주체에 집중화되기는 어렵습니다.
비트코인 전송이 가진 강력함은, 비트코인은 애초부터 스스로 보관할 수 있는 교환의 매개체로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제3자가 존재하는 방식에 비해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를 뛰어넘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제3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중간에서 비트코인의 전송을 검토하거나 막을 수 있는 주체는 없습니다.

 

강력한 성능의 비트코인

알트코인에 비해 비트코인은 네트워크 효과가 크고, 해시 레이트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공격 시도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2010년과 22011년 비트코인의 초기 사용 사례 중 하나는 위키리스크의 후원 기능에 페이팔을 비롯한 제3자 결제 업체들이 삭제되어 비트코인 기부를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강력한 장갑 성능을 보유한 탱크가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 상황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는 있지만, 매일하는 출퇴근에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불편함이 따를 것입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베이스 레이어는 적대적인 환경에서조차 작동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출근길 커피를 사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사용자를 차별하지 않는, 즉 나와 내 친구에게 유용한 기술이지만 나의 적에게도 유용한 기술인 것입니다.

 

우수한 화폐적 속성

비트코인의 전송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키라는 물리적인 형태로도 이동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공항을 통해 국경을 넘을 때는 많은 현금이나 실물금을 소지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자국 밖으로의 송금, 심지어 자국 내에서의 송금까지 은행에 의해 차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전 세계 어디로든 무제한의 가치를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USB 스틱에 저장할 수도 있고 혹은 아예 두 개 단어를 통째로 암기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납치, 고문, 감금과 같이 극단적인 수준의 감시와 통제 없이는 이를 막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처럼 아주 적대적인 상황에서조차 검열이나 동결 없이 전송이 가능한 특징, 디지털에서 구현된 절대적 희소성 등과 같이 비트코인의 우수한 화폐적 속성은 세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은 시장의 수요를 획득, 다시 말해 가격이 형성되었습니다.
만약 비트코인을 개인 지갑의 보관, 즉 셀프 커스터디 하고 있다면,
그 누구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은 글로벌 결제를 할 수 있고 원할 때면 언제 어디서나 내가 가진 가치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마치 인기 있는 도메인 주소를 보유하듯 글로벌 장부 시스템에 남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미래

우수한 화폐적 속성과 무기명 자산의 속성을 가진 비트코인이기 때문에 훨씬 더 탈중앙화되어 있고 어디서나 대체 가능하고 유동성이 풍부하며 스스로 보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다가올 위기 상황에 대한 보험으로 쓰일 수도, 아니면 단순히 같이 저장 수단으로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금보다도 높은 재고 대비 유량비(Stock to Flow Ratio)를 가진 비트코인은 점점 어디에서나 받아들여지는 제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변동성은 아직 크지만, 불과 12년 만에 시가 총액이 0에서 1조 달러 가까이 되었다는 것은 심지어 어떤 통제나 관리하는 주체 없이 순수한 시장에서 선택된 재화가 이런 수요와 발전을 스스로 이루어냈다는 것은 이전에 없었던 일입니다.
시장이 점점 더 깊게 비트코인을 탐구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노출되면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교환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