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화폐역사 – 화폐로 사용된 거대한 돌

화폐로 사용된 거대한 돌

1945년까지 남태평양에 위치한 얍섬이라는 곳에서는 주민들이 거대한 돌을 상품화폐 즉, 돈으로 사용했습니다.

 

출처: 태평양 관광기구

 

라이 또는 페이라 불린 이 돌들은 가운데에 구멍이 있는 돌의 원형 원반이 지름이 몇 인치에서 10피트 넘는 다양한 크기로 존재했는데 대부분이 사람 키보다 컸습니다.

따라서 무게도 매우 무거웠는데 수백 수천 kg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출처: 어뮤징 플래닛

 

라이가 유명해진 것은 세계적인 화폐 학자인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저서 ‘화폐경제학’에서 언급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에 비트코인 관련 서적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커다란 돌이 화폐가 된 이유

거의 바위라고도 할 수 있는 이 화폐가 특별했던 이유는 이 돌은 얍섬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는 매우 특이한 성분의 석회암 재질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얍섬 주민들은 이 석회암을 구하기 위해 300km 이나 떨어진 팔라우 섬까지 가야만 했습니다.

 

출처: 태평양 관광기구

 

한번 상상해 보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여러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그렇게 먼 섬까지 항해해서 거대한 석회암 덩어리를 채석해다가 그걸 다시 싣고 오는 일은 당시 기술 수준을 생각해 볼 때 실로 엄청난 고난 이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석회암을 구해오는 과정에서 많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두로 배포되는 원장 시스템

한번 섬에 유입되어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화폐의 형태로 가공되고 나면 라이 화폐는 여기저기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소유권이 바뀔 때마다 돌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이제 이 사람이 돌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공동체에 알리는 형식을 취하면서 돌에 소유주는 섬내 다른 상품과 서비스로 교환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믿을 수 없는 영상

 

다시 말해 이 화폐에 대한 소유권은 섬 주민들의 입을 통해 작성한 일종의 리스트로서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화폐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장부, 즉 원장 시스템이었습니다.

즉 라이 화폐는 누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추적하고 구두로 배포되는 원장으로서 작은 섬에서는 잘 작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수 세기 동안 채석, 운반 그리고 사용되면서 그 양이 아주 천천히 늘어나는 동시에 실질적 쓸모가 없던터라 섬 내에서 소모되어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돈으로 잘 사용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재고 대 유량 비(Stock-To-Flow Raito)가 높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돌 화폐 몰락의 시작

1800년대 후반 “데이비드 오키프”라는 아일랜드 사람이 이 섬에 건너오면서 라이 화폐는 몰락을 맞게 됩니다.

그는 당시 유럽이 보유하고 있던 더 뛰어난 항해술, 폭약 기술, 가공 기술 등을 이용하여 팔라우의 석회암을 훨씬 쉽게 석하고 섬으로 운반하여 더 많은 라이 화폐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출처: 송풍수월(네이버 블로그)

 

그 결과 그는 지역 주민들이 열심히 만든 상품과 서비스를 쉽게 취득하여 이 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스

스미스 소니언 매거진

잡지에 소개된 “데이비드 오키프 경화의 왕”이라는 기사는 당시 상황을 잘 묘사합니다.

“어느 한 아일랜드 사람이 얍섬을 더 잘 알게 되면서 그는 돌로된 화폐가 대부분의 거래에서 사용되고 섬내 모든 사람들이 탐내는 물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화폐는 특이한 석회암 중 하나인 아라고 나이트로 가공하는 것인데 얍섬에 있는 매우 희귀한 자원이었다.

이에 그는 머리를 써서 많은 양의 석회암을 섬으로 데려와 얍섬의 코코넛 농장에서 일할 사람들을 고용했다.

섬의 사람들은 반짝이는 장신구나 금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라이 화폐를 위해서라면 득달같이 땀흘려 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본질적으로 살펴보면 외부세계의 더 뛰어난 기술이 유통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킴으로써 라이 화폐의 가치가 기존에 갖던 높은 재고 대 유량 비(Stock-To-Flow Raito)을 깨버린 것입니다.

더 발전된 기술을 보유한 외지인들은 통화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나이 화폐의 공급량을 대폭 늘리면서 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될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라이 화폐의 가치는 절하되었습니다.

물론 현지인들도 뒤늦게 이를 눈치채고 대응하긴 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십년 수세기 전 어렵게 만들어진 오래된 돌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쉬운 방법으로 신규 채석된 돌에 비해 오래된 돌들은 그 희소성을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시작된 통화 가치 절하는 것은 멈출 수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외부인에 점령당한 돌 화폐

오키프가 죽은 뒤 1901년부터 독일인들이 섬에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었습니다.

독일인들은 섬 주민들을 동원하여 군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파도록 징집했는데 이를 따르지 않자 주민들이 가진 나이 화폐를 몰수하고 검은색의 X 표시를 해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그리고 시키는 일을 해야만 몰수한 돈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섬 주민들이 새로운 화폐를 만들지 못하도록 선박이 300km 이상 가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라이 화폐는 섬과 주변 지역이 일본에 의해 점령된 후에도 계속 사용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돌들이 당시 2차 세계 대전을 치르면서 닻이나 건축자재로 사용되었고 섬에 있는 돌들은 점점 소모되면서 높은 재고 대 유량 비(Stock-To-Flow Raito) 조건을 더욱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화폐로 명맥이 끊긴 라이스톤

1945년 미국에 의해 점령된 후에는 채석 자체가 금지되면서 화폐로서의 명맥은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소유자의 부를 과시하는 것 말고는 라이 화폐가 그 자체로 아무 쓸모 없는 실질적인 효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돌들을 가지고 공개적인 명시를 통해서만 소유권을 표시했기 때문에 공개 장부 성격을 갖는 화폐의 초기 버전 중 하나였습니다.

마치 비트코인의 분산원장과 같은 개념의 초기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겟리처

저는 20년전 IT 기업을 창업하여 현재까지 최고경영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에서 최근까지 강의를 하였습니다. 20년간 사업을 하면서 금융 투자에대한 지식과 향후 부의 이동을 예측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법정화폐의 가치하락과 구매력 감소시대에 우리의 부를 지킬 수 있는 금융 투자 방법을 같이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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