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화폐의 역사를 살펴보면, 다양한 종류의 돌, 구슬, 깃털, 껍질, 소금, 모피, 집물, 설탕, 코코넛, 가축, 구리, 은, 금 등의 다양한 품목이 돈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좋은 돈이 될 수 있는 여러 조건들을 대입해 보면 각각마다 다양한 속성이 있고, 서로 다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금은 나누는 것이 쉽고 쉽게 썩지 않기 때문에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강하며, 검증하는 것도 쉽고, 다른 사람이 가진 소금과 품질이 비슷하기 때문에 대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심지어 실질적인 효용 가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게나 부피에 비해 그 가치가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것이 쉽기 때문에 휴대성과 희소성 관련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합니다.
상품 화폐의 개념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는 여러 경제학파 출신의 많은 경제학자들에 의해 행해졌습니다.
이를 주로 연구하고 언급하는 학파는 1800년대에 카를멩거가 설립한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입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에 따르면 화폐는 분할 가능해야 하고, 휴대성이 좋아야 하고, 내구성이 좋아야 하고, 대체 가능해야 하고, 쉽게 검증 가능해야 하며, 무엇보다 희소 해야합니다.
또한 항상은 아니지만 대게 그 물건 자체가 어느 정도의 실제 효용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 따라 여러 종류의 화폐들을 평가할 수 있고, 이 상품이 좋은 화폐인지 아닌지에 대해 일종의 점수를 매길 수 있습니다.
분할 가능성이란, 다양한 거래 규모를 고려했을 때 화폐로 사용되는 상품이 여러 크기로 세분화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휴대성이란 돈을 먼 거리로 이동시키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다시 말해 작은 부피, 작은 무게에 많은 가치가 압축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내구성이 좋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썩거나 녹쓸거나 부서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화폐 단위 비교해 보았을 때 서로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테면, 당신 금고에 있는 금 한 돈이 제 주머니에 있는 금 한 돈과 같다는 것으로, 돈을 주고받을 때마다 상대방과 나의 화폐의 퀄리티가 차이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으므로 빠른 거래를 가능케 합니다.
쉬운 검증 가능성이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입장에서, 그 돈이 진품이 맞는지, 위조된 것은 아닌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에 그 화폐를 보유한 사람의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는, 즉 화폐의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은 다른 물질 대비 거의 모든 속성에서 가장 우수하며, 재고 대 유량 비(Stock-To-Flow Raito)가가장 높은 상품 화폐입니다.
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무르다는 특징으로 인해 산업재, 구조재로 적합하지 않고, 그저 녹였다가 굳혔다가 하는 과정만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표면 자체에 별로 존재하지 않는 데다가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대량으로 채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른 상품 화폐들 비교했을 때, 금이 가진 한 가지 약점을 굳이 꼽자면 나누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쪼개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또한 아무리 얇고 작은 금화라 할지라도 아주 높은 수준의 가치가 압축적으로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상품 화폐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금에 비해, 은은 상품 화폐의 여왕이라고도 불립니다.
실제로 인류 역사를 보면, 실질적인 일상생활 사용 측면에서는 은이 승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속성에서 금 다음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재고 대 유량 비(Stock-To-Flow Raito)도 두 번째로 높은 데다가 금에 비해 압축되어 있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분할성 측면에 는 금보다 뛰어났습니다.
실제 은화는 일상적인 거래에서 매우 보편적으로 사용되었고, 마치 체스에서 왕이 가장 중요한 말이지만, 여왕이 가장 유용한 말인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금은 부자들이 가치를 장기간 보관하는 저장고로서 또한 매우 큰 규모의 거래를 위한 교환의 수단으로써 쓰인 반면 은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교환과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써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금과 은 두 가지 금속을 혼용하는 화폐 제도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세계 각지에서 일반적인 것으로 널리 사용되었던 제도였다 할 수 있습니다.
이 속성들을 종합해 보면, 상품 화폐는 한 사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판매성이 뛰어난 상품, 쉽게 말에 시장에 들고 가면 누구나 원하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사람들로 하여금 이걸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문제없이 내가 원하는 다른 것들과 교환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가장 보편적인 재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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